Tuesday 26 September 2017

두렵지 않은 토론토 홈리스들



아내가 몇달전부터 다운타운에 있는 한 한국식품점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집이 가깝다는 이유로 Key Holder가 됐습니다.

몇일전 아내가 걱정스럽게 얘기했습니다.
늘 상점앞에 홈리스들이 있어 무섭다는 것입니다.
문이 건물안으로 들어가있는 구조라 홈리스들이 밤에는 
그곳을 침실처럼 쓰고 있기때문입니다. 

그래서 얘기해주었습니다.
토론토 홈리스들 그리 무섭지 않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문열때 그들에게
"Good morning! I need to open the door, step aside please"
라고 정중하게 얘기하라고 해주었습니다.

지금껏 아무 문제 없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문제 없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왜냐구요?
제가 홈리스가 많은 지역에서 일해 봐서 압니다.



홈리스가 많은가게에서 알바하고 있을때입니다.
근처에 홈리스 수용시설이 있고 홈리스들에게 무료급식하는 교회가 있어 
홈리스, 마약중독자 같은 사람들이 많이 모여드는 지역입니다.

이른봄이라고 하지만 아직 쌀쌀한 어느날 오전, 가게에 젊은손님이 
한명이 들어왔습니다.
들어올 때부터 한국사람임을 금방 알수있었습니다.
한국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지역이라 의아했습니다.

그는 얼굴이 창백했고 무언가 겁에 질린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한국사람임을 알고 몹시 안도해 했습니다.
그는 누군가가 계속 따라오고 있다고 하며 거의 공포수준이었습니다.
그리고는 창밖을 경계의 눈으로 살폈습니다.
따라오던 사람이 가게안까지 따라들어 오는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역역했습니다.

그는 수일전 워킹할라데이로 토론토에 왔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싼 방이 있다는 광고를 보고 그곳에 왔다고 했습니다.
그는 한시간 가량 가게에 머물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한국사람을 만난 반가움때문이 아니라 공포의 주인공이
사라질 시간을 벌기위해서임이 분명했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불안한 표정으로 떠났습니다.


나는 몇일동안 궁금했습니다.
토론토에는 사람에게 공포를 줄만한 불량배나 깡패, 
홈리스같은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혹시 정신병자라면 모를까요?
그래서 한동안 "왜 그랬을까??"하는 궁금증이 컸습니다.
그러다 한달쯤 뒤 그 정체를 알았습니다.

하루는 일을 마치고 돌아올때, 묘하게 무섭게 생긴 젊은이 하나가
"Do you have change?"하며 다가왔습니다.
그리고는 없다는 답에도 불구하고 거의 두불락을 쫒아오며
같은 말을 되풀이했습니다.
안주면 곧 붙잡기라도 할 기세로요.
그지역에 익숙치 않은 사람이나 영어가 가능하지 않은 사람이면
공포스러울 수준이었습니다.

토론토 홈리스들은 보통 "Sorry, I don't have any."라는 
말한마디로 물러갑니다.
두세 발자국 따라오는 사람도 없습니다.
그러니 그날 만난 홈리스는 두려움을 느끼기 충분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에는 
"I told you, I don't have any money, get off me."
라고 화를 내며 그를 물리쳤습니다.


토론토에는 홈리스들이 많습니다.
특히 다운타운에 그렇습니다.
여기저기 타투를 해 무서워보이는 사람도 많습니다.
하지만 사람을 해코지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때문에 무서워는 보여도 사람을 물지 않는 개와 비슷합니다.
개가 아무리 무서워 보이고 사납게 짖어도 물지 않는다는
확신만 있으면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토론토의 홈리스들이 그렇습니다.

(사람을 개에 비유해 지나치다고 생각하실 분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냥 알기쉬운 얘로 얘기한 것이니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토론토에 오셔서 무섭고 공포스러워 보이는 홈리스를  
만나도 크게 두려워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조심은 하셔야겠지만 일부로 피해다닐 필요는 없습니다.
그들 중 많은이가 순하고 정중합니다.
따라서 그들도 정중하게 대해줄 필요가 있으며
두려움의 대상으로 보실 필요는 없는 것입니다.

다운타운에 있는 한 홈리스 수용소는 큰 석조건물입니다.
그 꼭데기에 다음과 같은 커다란 문장이 새겨져있습니다.
"They are someone's son, brother and father."이라구요.
문장 그대로 그들도 누군가에겐 소중한 사람입니다.
거부감 갖지 않고 friendly하게 대해주면 그들도 
전혀 두려운사람들이 아닙니다.

공포에 떨던 그청년도 이사실을 알고 귀국했을래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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